더 저렴해진 배터리만으로 전기 화물 운송의 미래를 결정할 수는 없다. 화물 운송 전기화가 나아갈 경로는 기존 인프라에 크게 좌우된다. 즉 도로 의존도, 철도의 역량, 내륙 수운의 역할, 그리고 각 운송 수단의 전기화 수준이 중요하다.
마이클 바너드가 작성한 비교는 네 가지 주요 환경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중국에서는 필자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화물 운송량이 도로 약 44%, 철도 20%, 내륙 수운 36%로 대략 나뉘었다. 유럽연합에서는 도로 비중이 약 54%로 더 높고, 철도는 12%, 내륙 수운은 34%였다. 인도에서는 NITI Aayog의 모델링 기준선이 도로 의존도를 약 69%로 더 높게 제시하며, 철도는 23%, 수운은 8%였다. 미국의 경우 비교용 구성은 도로 53%, 철도 36%, 수운 10%로 추정되지만, 다른 자료와 비교하면 이 수치들의 신뢰도는 낮다.
이러한 비율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유럽연합 자료는 운송 수단별 별도 자료 집합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으로, 처음부터 통일되고 조정된 분포로 발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출처에 따르면 미국 비교 자료의 신뢰도도 더 낮다. 그럼에도 이 수치는 중요한 경향을 보여준다. 배터리는 세계적인 기술일 수 있지만, 화물 운송 체계에 전기가 진입하는 지점은 경제권마다 다르다.
중국은 대규모 차량의 전기화에 베팅한다
중국은 전기 또는 신에너지 대형 트럭 분야에서 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6년 상반기에 약 14만 대의 신에너지 대형 트럭이 판매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78.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신에너지’라는 용어는 배터리 전기차보다 범위가 넓으므로, 이 수치 전체를 BEV 판매량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2030년까지 신에너지 대형 트럭이 연간 대형 트럭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요 화물 운송 회랑에 충전 및 배터리 교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동시에 이것이 철도나 수운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국은 대규모 트럭 차량을 전기화하면서도 다른 두 운송 수단을 통해 많은 양의 화물을 계속 운송할 수 있다.
인도에는 선로 전기화만이 아니라 철도 서비스 상품의 개선이 필요하다
인도에는 다른 지렛대가 있다. 전용 화물 회랑 약 2,800킬로미터가 완공되었으며, 이 회랑은 2026년 초 하루 약 480편의 화물열차를 처리하고 있었다. 또한 광궤 철도망은 거의 전부 전기화되었지만, 전기만으로 화물이 자동으로 도로에서 철도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전용 용량, 더 높은 축중, 더 빠른 속도, 더 규칙적인 운행 일정을 결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철도를 단순히 열차의 에너지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도로운송과 더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화물 운송 서비스로 만든다.
유럽은 두 개의 평행 경로에 직면해 있다
유럽은 전기화된 철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철도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철도망은 20만 킬로미터를 넘고 상당한 비중이 전기화되어 있지만, 도로는 2014년부터 2024년 사이 국내 화물 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약 3.3%포인트 늘렸다. 2025년에는 3.5톤을 초과하는 전기 충전식 트럭이 유럽연합 차량 등록 대수의 4.2%에 이르렀다.
따라서 유럽에는 이중의 과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 철도의 성능을 높이고 이를 더 잘 활용하는 동시에, 계속 존재할 도로 화물 운송을 전기화해야 한다. 인프라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일부 화물이 도로로 향하게 만드는 속도, 유연성, 운영 역량의 요인을 해결할 수 없다.
미국은 장기적인 비교를 시험한다
미국 철도는 열차 길이, 노동 생산성, 장거리 대량 화물 운송에서 중요한 장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디젤에 의존한다. 반면 배터리 전기 트럭은 에너지와 운영 비용의 비교 구도를 바꿀 수 있다.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모델링은 기술 개선이 계속된다는 가정 아래 무배출 트럭이 2035년까지 다양한 시장 부문에서 총운영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거나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진정한 비교에서는 트럭만 발전시키고 기관차는 기술적으로 고정된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철도 역시 배터리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석이 중요한 이유
실질적인 결론은 세계적으로 하나의 운송 수단이 승리한다는 것이 아니다. 화석연료가 도로, 철도, 내륙 수운에서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동안 전선, 충전기, 배터리를 통한 전기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달라지는 것은 각 운송 수단에 남게 될 화물 운송량과 기존 체계를 전기화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의 규모다.
정책 입안자와 차량 운영자에게 이는 배터리 가격 하락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먼저 국내 화물 운송의 분포, 철도와 수운 회랑의 역량을 파악한 뒤 트럭 전기화를 우선할지, 열차 서비스를 개선할지, 아니면 두 가지 모두에 필요한 인프라를 개발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운송 수단별 분포가 통일된 형식으로 발표되지 않은 경우에는 데이터 품질의 차이로 인해 정확한 비교가 여전히 제한된다.